모짜르트는 머뭇거리지 않는다,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들은 곧바로 응답하며, 불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발화되기 이전의 상태에서 그대로 뽑아져 나오는 듯한 아름다움, 정수 그 자체. 모짜르트의 작품은 그의 삶이 그러했듯 길지 않다, 짧고 아름다운 그 음악은 순간순간 빛나는 생명력으로 넘쳐난다.
누군가 '짧고 좋은 음악 추천해줘'라면 난 그의 오페라「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첫손에 꼽을거다. 피아니시모 테마로부터 단숨에 날아올라 현악과 바순의 옥타브를 관통하는 거침없는 크레센도, 베토벤의 서곡이었다면 엄숙하게 받들어뫼시던 첫 테마를 간신히 풀어줬을 듯한 시간에 모짜르트는 제시, 발전, 전개― 제 2주제까지 넣고도 할 말 다 했다. 그토록 기막히게.
서곡은 신분과 계급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는 어두운 주제가 모짜르트 오페라 부파 스타일의 세련된 해학과 풍자로 녹아든 피가로의 결혼을 고스란히 압축하고 있다. 선언하듯 솟구치는 힘차고 웅대한 밸런스의 목관이 추진하는 테마는 특유의 장난끼 가득한 번뜩이는 악상과 예기치못한 급격한 반음계 전환으로 넘실댄다. 소나타 형식에 담겨 열고 닫기를 반복하는 현악 모티브에 대한 혼의 대답, 그리고 제 2주제가 등장하기 직전 나직히 들려오는 바순의 무심하고 퉁명스런 멜로디는 그 귀여움과 유머러스함에 가슴이 저밀 지경이다. 마치 이런 느낌이다.
"뽈뽈뽈…펭귄이 막 모퉁이를 돌았다."
엉뚱하고 기발하다. 어떻게 바순을 이렇게 쓸 생각을 했을까.
이 악기가 차이콥스키 심포니 6번 아다지오 처음에 금속성 저음으로 "시_도_레_도_도레미레_" 비통하리만치 무겁게 걸어들어오는 그것과 같은 악기라니, 도저히...음, 이건 너무 사랑스럽다. 최저음의 근엄한 바순에게 너무도 당연한 듯 애교를 찔러넣은 모짜르트의 감각에 새삼 탄복한다.
아래는 유튜브에서 건진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99년 연주 실황.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상호 작용하며 제 2 주제를 이끌어가고, 다시 제 1 바이올린에게 돌아간 주제를 2 바이올린이 바순, 오보, 혼과 함께 3차례에 걸쳐 대응하며 점차 긴장감을 더한 끝에 가로지르는 열정적인 크레센도의 피날레는 피가로의(모짜르트의!) 삶과 사회에 대한 사랑과 경멸 사이에 샘솟는 희망처럼 감동적이다.
Mozart, Le Nozze di Figaro Overture (Figaros Hochzeit, The Marriage of Figaro)
너무나 신나게 지휘하는 레바인씨를 보며, 모짜르트라면 어떻게 연주했을지 상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