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특유의 강박스런 무게감과 수직적인 화성에 순종적인 멜로디에 매력을 못느끼기 때문이지만, 그 자신이 19세기 말엽의 꼴사나운 대립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침묵으로 방임한, 브람스의 초연을 빗댄 개인적 무시에 희생된 누군가들에 대한 믿음에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브람스와 브람스의 음악을 싫어하진 않는다. 브람스는 모든 우울하고 비밀스런 열정의 벗인 동시에 완전하고 싶은 음악의 꿈이자 추구이다. 꼬장꼬장 한슬릭이 열렬히 지지한 '착실하고 과묵한 남자, 순수한 슈만의 제자로서 북독일풍 음악을 작곡하는 사람으로서, 프로테스탄트로서, 슈만처럼 비세속적인 사나이'였던 브람스는 절대음악의 마지막 순수를 지켜내었던 사람답게, 이미 젊은 시절 작곡한 4개의 피아노 발라드에서 그토록 감정적 내용에 충실한 상대음악조차도 기호의 극한에서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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